바다와 사람이 함께하는 송도동 도시재생 이야기
허정욱 포항시 도시주택안전국장
도시재생은 낡은 건물을 새로 짓는 일이 아니다.
잊힌 공간에 다시 사람의 온기를 불어넣는 일이다.
포항의 송도동은 그 변화의 시작점이었다.
얼마 전 열린 경상북도 도시재생 한마당 경진대회에서 포항항 구항 도시재생사업이 지역특화 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단순히 하나의 사업이 좋은 평가를 받은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역 주민과 지자체, 전문가가 함께 손을 맞잡고, 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포항은 언제나 바다와 함께해 온 도시다.
바다는 어부의 삶을 품고, 철강 도시의 뿌리가 되어준 존재였다.
아이들이 조개를 줍던 모래사장, 청춘들이 첫사랑을 이야기하던 파도.
그 모든 기억이 쌓여 포항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그 활력은 점차 잦아들었고, 한때의 추억만 남은 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 옛 송도해수욕장 모습과 4년 전 송도해수욕장 모습 >
출처 : 포항시
철강산업의 도시라는 자부심도 산업구조 변화와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다.
포항에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그때, 다시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바다였다.
단순한 휴식의 공간이 아닌, 산업·문화·관광이 어우러진 거대한 자산으로서의 바다.
우리가 도시재생을 통해 세우려 한 비전은 분명했다.
첨단 해양산업과 문화가 공존하고, 기술과 예술이 함께 숨 쉬는 도시.
바다를 통해 포항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확신이었다.
이 비전을 구체화한 것이 바로 포항항 구항 도시재생사업이다.
2019년부터 6년에 걸쳐 송도동과 중앙동 일원에서 추진 중이며, 세 개의 핵심 거점을 중심으로 도시의 새 얼굴을 만들어가고 있다.
첫 번째 거점은 첨단해양산업 R&D센터다.
해양 e-모빌리티와 해양로봇 등 미래 산업을 실험·연구하는 복합시설로, 현재 16개 기관이 입주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연구자뿐 아니라 주민과 청소년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어, 산업과 일상이 공존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 첨단해양산업 R&D센터>
출처 : 포항시
두 번째 거점은 해양 레포츠 플레이그라운드다.
18년간 닫혀 있던 송도해수욕장이 새롭게 문을 열며, 연구와 실험, 축제와 스포츠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지난여름 단 2주 동안 10만 명이 방문하며, 포항 바다의 부활을 몸소 증명했다.
모래사장을 가득 메운 웃음소리와 환호는, 잊혔던 송도의 여름을 되살렸다.

< 해양 레포츠 플레이 그라운드 “강철챌린지” >
출처 : 포항시
세 번째 거점은 동빈문화창고 1969다.
옛 수협 냉동창고를 리모델링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으로, 산업 유산을 문화예술의 장으로 재탄생시켰다.
포항을 주제로 한 전시와 공연, 아카데미가 이어지며 2년간 1만 명 이상이 찾았다.
쇠의 도시 포항이 ‘문화의 온기’를 품게 된 상징적 공간이다.

< 포항과 근대 도시화를 상징하는 철을 재료로 제작된 '움직이는 대형 철 조각' 작품 >
출처 : 포항시
이러한 변화는 숫자보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더 잘 드러난다.
한때 이곳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와 카페를 열고,
지역 어르신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아이들에게 옛 송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이 돌아온 것이야말로 도시재생의 진짜 성과다.
이제 포항의 도전은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산업·관광·문화의 융합을 고도화하고, 주민이 주도하는 구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도시재생의 지속 가능성은 행정이 아니라 사람의 참여에서 비롯된다.
포항은 바다에서 미래를 찾았다.
바다는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앞으로의 성장 동력이다.
이번 수상은 그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 하나의 이정표다.
도시의 변화는 행정이 아니라 사람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앞으로 송도동 도시재생은 주민이 주인공이 되고,
아이들이 그 바다를 바라보며 “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싶다”라고 말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바다와 사람이 함께하는 송도동 도시재생 이야기, 그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다.

< 포항 해양레저관광도시 비전 맵 >
출처 : 포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