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대학이 함께 도시의 미래를 고민하는 시대
김철영 영남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2025년 대학 스튜디오 연계 도시재생 협업 프로그램
출처 : 대구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참여 학생들의 아이디어 경쟁이 아니라 학생들과 지역, 그리고 교수들이 함께 도시의 시간을 읽고 미래를 그려온 긴 여정이었다. 매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오래된 골목길을 걸으며 도시의 변화가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오래된 건물 하나에도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그 과정에서 도시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기억이 모여 만들어진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다.
2017년 상·하반기 대학 스튜디오 연계 도시재생 협업 프로그램
출처 : 대구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프로그램의 초창기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시재생은 낡은 곳을 철거하고 새로운 것으로 꾸미는 일’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참여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장을 직접 보고,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직접 문제를 찾는 과정을 겪으면서 도시 재생에 대한 생각은 물론 도시를 대하는 자세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4~5년 전인가 우리학교 학생 한명이 한때 활기 넘쳤던 재래시장이 지금은 왜 비어 있고 소외 되어 있는지, 주민들은 어떠한 불편을 느끼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고민하며 스스로 문제의 원인을 찾아서 해결을 시도했던 기억이 난다. 또 다른 학생은 버려진 공터에 대해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애착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복잡한 감정을 반영한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도시재생이란 단순히 새롭게 물리적인 환경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고, “결국 우리가 하는 도시재생은 공간을 바꾸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관계를 다시 잇는 일 같습니다.” 라고 대답했던 학생의 말은 고요한 산사를 깨우는 풍경처럼 지금도 나의 머리속에 기억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 강의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현장이 주는 교육의 힘이었다.


2024년 대학 스튜디오 연계 도시재생 협업 프로그램
출처 : 대구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 제공
학생들은 도시재생 협업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도시에서 관심이 필요한 곳들에 대해서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참여 학생들과 토론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만들어가는 경험을 배울 수 있었다. 발표를 위한 자료준비, 패널 제작과 몇 차례 발표를 준비 하면서 의견 충돌을 조율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현실성 있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훈련을 했다. 이 경험들은 졸업 후 진로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주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믿는다.
‘대학 스튜디오 연계 도시재생 협업 프로그램’과 함께, 지난 10년 동안 도시를 둘러싼 환경 또한 크게 변화했다. 인구 감소, 기후 위기, 지역 불균형, 청년층의 이동 등 도시가 겪는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이런 변화 속에서 대학이 해야 할 역할도 더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이론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 있는 문제’를 탐구하도록 돕는 것이 대학의 새로운 사명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점에서 도시재생 협업 프로그램은 바로 그 역할을 수행해 온 의미 있는 실험의 장이었고, 도시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변화의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앞으로의 10년은 ‘지역과 대학이 함께 도시의 미래를 고민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학생들은 현장을 배우며 성장하고, 대학은 연구와 교육을 현장과 연결하며, 지역사회는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도시재생 협업 프로그램이 그 중심에서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 이 여정을 함께해준 모든 학생들과 대구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앞으로의 새로운 도전도 따뜻하게 응원한다. 도시의 빈틈을 발견할 줄 아는 감수성과, 그 빈틈을 채우려는 용기를 가진 여러분들이 있기에 다음 10년이 더욱 기다려 질지도...
2025년 11월 영남대학교 건설관에서
도시공학과 교수 김철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