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아카데미 기초 과정을 비대면으로 들으며 마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화 과정은 어떠한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신청을 했다. 어느 날 문자가 왔다. 심화 과정에 선정되어 교육을 들을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너무 좋았다.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또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교육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1주 차 강의 제목은 ‘마을과 주민 자원을 이용한 창의적인 도시재생 계획 수립하기’. 처음 본 사람들과 하는 그룹 과정은 너무 낯설고 어색했다. 서로 의논하며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며 도시재생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하니 도시재생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참여했기 때문인지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고정 관념이 있어서인지 비슷한 의견들도 있었다.
도시재생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지도를 그리는 것도 직접 동네를 걸어 다니며 해야 한다. 내가 사는 동네가 어떻게 생겼는지, 예전엔 몰랐던 곳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서로 이야기하며 하는 강의가 재미있었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 것 같다. 주민이 자원이고 주민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또 자원이 된다고 한다. 주민들이 잘 소통이 되어야 재생이라는 꽃을 피울 수 있다.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2주 차 강의 제목은 ‘도면으로 읽는 도시 계획’. 도면으로 읽는 건 너무 딱딱했다. 처음 보는 도면도. 어찌 봐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보고 있어도 모르겠는데 설명을 너무 열심히 해주셨다. 비슷한 내용을 꾸준하게 들으니 조금은 이해가 가는 것 같다. 도시재생 계획을 수립하여 도면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계획을 수립한 뒤 도면이 나오고 완공될 때까지의 기간이 6~7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도면을 쉽게 찾아보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괜히 우리 마을을 찾아서 들어가 봤다. ‘토지e음’에서 도시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역시 모르는 것을 하나씩 알게 되는 일은 나의 기분을 즐겁게 한다.
3주 차의 첫 번째 강의는 ‘탄소 중립과 도시 정책’이었다. 탄소 중립이라는 말은 너무 생소하다. 강사님께서도 3년 동안의 연구를 압축해 놓은 내용을 한 시간에 강의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도시가 70%가 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는 말에는 크게 공감을 했다. 탄소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방재 공원 도입과 선형 공원 조성인 것 같다. 이 두 가지를 연결해서 잘 조성하는 것이 우리들의 숙제이다. 탄소 중립과 도시 계획을 따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바람길 도입을 위한 재생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에도 동의하게 되었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자원으로 사용하는 것, 우리는 그런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3주 차 강의 두 번째는 ‘에너지 부문 현장 이야기’이다. 침산동 센터장님의 강의다. 침산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침산동이 ‘에너지 자립 마을’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는데, 새롭게 설치된 태양광 가로등이 어두웠던 마을을 환하게 비추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 기분이 좋아졌다. 집수리 교육을 통해 봉사단을 만들어 고생하시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쓰레기 무단 투기가 반복되는 곳에 주민들의 참여로 화단을 만드는 것이 인상 깊었다. 우리 마을도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민원인’에서 마을의 ‘주인’이 되는 그 과정을 겪어야만 하는 주민들의 의식이 지금은 너무 아쉬웠다.
4주 차에는 다른 지역의 도시재생 현장 사례를 살펴보았다. 대구가 아닌 경북 지역, 영천과 군위, 성주의 사례를 알아보았다. 서로 다른 것 같지만 닮은 점도 많은 곳들이었다. 성주와 군위의 가족센터가 모두 인상 깊었다. 어른들이 한곳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너무 좋아 보였다. 우리 마을에도 저런 곳이 있으면 어른들이 그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이렇게 4주 동안의 교육을 들으며 도시재생을 왜 해야 하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주민들이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버리고 도시재생을 통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도시재생을 통해서 주민이 주인이 되고, 서로 소통하며 마을을 하나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나는 이제 우리 마을에 이런 내용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지낸다. 이런 교육을 더 빨리 듣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지금도 늦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모든 일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교육이다. 내 주장만 내세우지 말고 경청하는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은 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토대로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나를 만드는 시간이기도 했다.
나 한 사람을 이렇게 변화시킨 교육인데,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교육을 들으면 우리 대구의 주민 의식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많은 사람들이 이 교육을 들을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 교육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걸 어떻게 알려야 할까? 어떤 홍보 방법이 필요할까? 이제 내게는 ‘도시재생 교육 홍보’라는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