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해설사님이 활동하시는 계산예가 관광안내소 >
출처 : 직접 촬영
2025년 4월 8일, 대구광역시 문화관광해설사 및 중구청 골목문화해설사로 활동 중이신 김정자 해설사님을 모시고 ‘대구 도심 근대 건축물의 가치’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생생한 현장을 함께 느껴보겠습니다.
Q. 대구 도심에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가지와 그것이 가지는 가치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팔공산, 비슬산, 앞산에 자연의 기운이 있다면, 대구 도심에는 인재들의 기운, 명당의 기운이 있고, 훌륭한 근대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대구 중구에만 서른 곳 이상이 국가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 중 세 가지만 고른다면 건축의 묘미가 있고 대구 관광이 시작된 제일교회, 계산성당, 그리고 근대역사관을 꼽고 싶습니다. 오늘날 남아 있는 대부분의 근대 건축물은 중국인들에 의해 지어졌으며 개신교를 가장 먼저 알린 제일교회 역사관(1933), 가장 낮은 위치에 자리 잡은 겸손한 계산성당(1902)과 일본인이 세운 르네상스 양식의 근대역사관(1932)건물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 건물들을 선정한 이유는 외관이 아름답고,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서양의 르네상스 양식이나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아름다운 건축물로서 오랜 시간 우리 주변에서 함께해 왔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구 제일교회 기독교 역사관, 계산성당 > <대구근대역사관>
출처 : 대구트립로드 홈페이지, 출처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홈페이지
Q. 이런 근대 건축물이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우리 대구 시민들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또는 해외에서 대구를 바라볼 때 그들이 생각하는 ‘대구’라는 도시의 이미지가 있겠지요?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구의 속살을 보고 나서는 대구의 진면목을 알게 되고 어떻게 이런 건축물을 잘 보존했냐고 되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질문을 통해 대구를 특별하게 하고 대구의 가치를 높여주는데 근대 건축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저는 이러한 건축물의 중요성을 깨닫고 잘 보존해 온 것이 대구의 저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정작 가까이 살고 있는 우리 대구 시민들은 소중한 근대 건축물들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해설사의 해설을 듣고 나면, ‘이런 가치 있는 건물이 가까이에 있었구나’ 하며 감동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한 풍수상 명당이라고 불리는 곳에 잘 보존된 건축물을 보면서 추억을 쌓아가는 것 또한 멋진 여행의 한 장면이 될 수도 있지요.
Q. 근대 건축물을 활용한 문화 콘텐츠나 관광 프로그램, 더 나아가 청년 창업 또는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출처 : 북성로문화플랫폼 홈페이지, 출처 : 대구호텔 홈페이지
A. 관광지로도 활용을 하고 있지만 북성로 쪽에 무영당 백화점, 꽃자리 다방, 판게스트하우스, 영남여자고등기술학교, 대지바 등 몇 군데를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에 청년들이 찾아와서 대구의 새로운 문화, 시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도심캠퍼스 1,2호관이 탄생을 해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대구 관광 코스로 지역학 수업을 진행하며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영진전문대 등이 3학점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3~4시까지 투어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 공구빵 >
출처 : 대구역사문화대전 홈페이지
현재 북성로에 많은 청년이 들어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향품달이라는 공방에서는 버리는 플라스틱 뚜껑으로 예쁜 화분으로 리사이클링하며 3D 프린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합니다. 공구빵의 최현석 대표도 빵 하나로 전 세계에 대구 북성로를 알리겠다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루라는 곳도 청년들이 북성로에서 생산되는 공구로 재미있는 연주를 하는 훌라팀을 만들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스웨덴에서 공연을 했는데, 올해는 독일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는 대단한 대구의 청년들입니다. 이렇게 대구를 알리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대형 여행사에 근무했던 청년이 대구로 내려와 공정 여행사와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많은 지역들이 오래된 전통시장이나 오랜 역사 건축물이 있어도 청년들이 모이지 않으니 지속성을 잃어버리고 있지만, 북성로의 경우 청년이 계속해서 들어와 북적북적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Q. 도심캠퍼스라는 활동이 있다고 하셨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해 주세요.
A. 대구 읍성을 중심으로 5개의 코스가 존재합니다. 그중 경삼감영공원에서 달성공원까지가 근대골목 1코스인데, 1코스에 꽃자리 다방과 판게스트하우스 자리가 도심 캠퍼스로 개관이 되었습니다. 개관 이후 지역 13개 대학과 50개 강좌가 개설돼 운영됐고, 개관 이후 6개월간 수 천 명의 학생들이 찾은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적산가옥에서 수업을 듣는 것도 좀 이색적이죠? 관광과 교육이 서로 상생을 하기도 하고, 동성로가 지난해에 최초로 관광특구로 지정이 되었잖아요? 그래서 북성로까지 젊은이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대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학교가 아닌 근대 건축물에서 수업을 듣고 3학점을 얻어 갈 수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근대 건축물을 직접 느끼게 하는 방식을 통해 동성로뿐만 아니라 근대골목 전체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동성로가 21세기라면 근대골목이 20세기 같은 느낌이었지만, 이곳을 찾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밤에도 불야성을 이루는 청년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Q. 현재 많은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문화해설사님이 관리자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신다면 어떤 것을 진행하시고 싶으신가요?

< 문화해설사님 활동 모습 >
출처 : 직접 촬영
A. 해설을 오래 하면서, 단순히 많이 설명하는 것이 좋은 해설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최근에는 대구에는 이러한 장소, 건축물, 또는 훌륭한 교과서 속의 인물들이 있다는 것만 간략히 알려주며 서로 문답을 합니다. 그럼,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기에 각자 관심을 가지는 분야에 대해 상세 설명을 해주며 소통하며 가치를 직접 깨닫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이 설명뿐만 아니라 여기에 더 많은 체험 활동을 추가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탁본이나 탈 만들기 같은 릴레이 체험뿐만 아니라 3D 프린팅, 근대복 대여, 서상돈 고택에서 종이 엽전 만들기, 이상화 고택에 인력거를 통해 그 시대를 직접 간접 경험하며 역사를 느껴볼 수 있도록 체험 활동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체험을 통해 그 시대를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체험 활동을 만들고 싶습니다. 최종적으로 인물과 장소와 역사가 어우러져 기억에 새겨지는, 추억이 되는 장소로 만들고 싶습니다.한 예시로 아까 언급한 북성로의 경우, 100년 전에 선배들이 그랬듯이, 젊은 사람들이 좀 더 놀 수 있는 광장을 펼쳐주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음악, 문학, 미술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서 투어를 할 때, 관광객을 모시고 가서 보여주면서 대구에 대해 애착을 가지게 하고, 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가진 도시로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게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청년들이 창업을 해서 대구의 미래를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영당의 경우, 이근무라는 사람의 창업 정신을 이어받아 창업 관련 콘텐츠를 마련한다거나, 꽃자리 다방의 경우, 낮에는 차를 마셨던 테마를 따라가서 대구 문인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층이 여러 개니까 층별로 테마를 나누고 청년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는 품격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성로의 장인이 많기에 이 기술을 ‘기술 학교’를 통해 가르치고 청년들과 함께 향수 제작, 키링 제작과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북성로가 제2의 성수동이 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과 활동이 많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선교사스윗즈주택 >
출처 : 대구역사문화대전 홈페이지
A. 청라언덕에 지어진 스위츠주택(1910)을 비롯한 선교사 주택들이 오래되어 계속 유지 보수를 하려니 쉬운 일은 아니죠? 계속 문을 닫아 두고 있는데 좋은 방법을 좀 찾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강화유리 같은 것을 외부에 두고 밖에서라도 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특별한 날에는 한 번씩이라도 들어가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상화 고택, 서상돈 고택 > < 대구 구 교남 YMCA 회관 전면 >
출처 : 대구트립로드 홈페이지, 출처 : 대구역사문화대전 홈페이지
직접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것이 제일 좋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상화, 서상돈 고택과 교남 YMCA 건물(1914)을 대구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내 그곳에서 체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진건 선생의 신혼집은 없어지고 주차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대구에는 많은 스토리가 있는데 유형은 보이지 않고 무형으로만 해설을 하려니 아쉽기만 합니다.
Q. 마지막으로, 대구가 나아가야 할 도시재생 방향과 문화해설사님이 생각하는 도시재생이란 무엇인가요?
A. 예전에는 먹고 살기 힘들었지만, 현재는 그 정도는 아니기에 문화를 생각하며 지난 일을 떠올리며 미소 짓게 됩니다. 그래서 추억을 찾아 대구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계속 삶의 흔적을 보여주어 인문학의 1번지, 스토리텔링의 1번지, 창체1) 수업의 1번지가 대구가 되면 좋겠습니다. 도시재생이란,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하나하나 보수를 하며 삶의 흔적을 그대로 남겨두면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때의 문화도 알 수 있고 지금에 다시 와서 그것을 향유도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프랑스의 가장 훌륭한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처럼 도시재생으로 되살아난 대구의 근대 건축물 속에서 대구를 새로이 보는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 창체(창의적 체험활동) : 학교에서 교과 학습 과정 이외에 학생에게 시키는 특별한 교육 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