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 대성동, 근대문화유산과 도시재생이 함께하는 곳
2025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정대호 기자
청주 대성동은 조선시대부터 행정과 교육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해왔으며, 근현대에는 충북도청과 충북문화관 등의 기관이 위치한 지역입니다.
그러나 도시의 확장과 외곽 개발로 인해 원도심인 대성동은 점차 활력을 잃어갔습니다. 이에 청주시는 원도심의 침체 원인을 분석하고, 지역 자산을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여 지역 활성화를 도모했습니다.
저는 이번에 근대 문화유산이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한 ‘당산 생각의 벙커’, ‘충북문화관’, 도시재생된 대성동의 마을을 다녀왔습니다.
1. 당산 생각의 벙커: 군사 시설에서 문화 공간으로


사진1,1-1,1-2. 당산 생각의 벙커
출처 : 직접 촬영
1973년에 건립된 청주 대성동의 지하 벙커는 오랜 기간 동안 비공개 군사 시설로 사용되다가 최근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이 공간은 현재 전시회, 공연, 체험 프로그램 등이 열리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며,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체험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길이 약 200m, 폭 4m, 높이 5.2m의 아치형 구조로 되어 있으며, 전체 면적은 약 2,156㎡에 달하는 당산 생각의 벙커에는 크고 작은 14개의 격실이 현재 문화 예술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진2. 당산 생각의 벙커
출처 : 직접 촬영
충청북도는 약 7억 원을 투입하여 이 벙커를 문화 예술 공간으로 개조하였습니다. 현재는 전시회, 공연, 체험 프로그램 등이 열리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사진3,3-1,3-2,3-3,3-4. 당산 생각의 벙커
출처 : 직접 촬영
현재는 <색에 물들다> 특별전이 진행 중입니다. 벙커의 내부 공간 곳곳에 다양한 색을 주제로 한 조형 미술 작품이 전시되거나, 음악 연주회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이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벙커의 공간들은 청년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사진4. 당산 생각의 벙커
출처 : 직접 촬영
근대 문화유산의 공간 리모델링이라는 새로운 시도는 해당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청주 대성동의 '당산 생각의 벙커'는 이러한 근대 문화유산의 공간 리모델링의 성공적인 예로, 다른 지역에서도 참고할 만한 사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2. 오래된 마을, 청주 대성동의 풍경
청주 대성동은 조선시대부터 행정과 교육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해왔으며, 근현대에는 충북도청과 충북문화관 등의 기관이 위치한 지역이었습니다.
도시의 확장과 외곽 개발로 인해 원도심인 대성동은 점차 활력을 잃었지만, 도시재생과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인해 이곳은 작은 관광지와 같은 곳으로 변화했습니다.

사진5. 대성동 기록 여행-신묘한 이야기 지도
출처 : 직접 촬영
청주 대성동의 골목길을 걷다보면 분홍색 바탕에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들이 가득한 ‘대성동 기록 여행-신묘한 이야기 지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지도를 따라 고양이와 함께 걷는 대성동 여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직접 촬영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122번길 27-2에 위치한 '우암산다방'은 과거 지역의 명소였던 '가람한정식'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사례입니다.
이곳은 전통 한정식집에서 복합 문화 공간 '가람신작'으로, 다시 카페 '우암산다방'으로 변모하며 지역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동시에 청주 대성동을 방문하는 이들을 위한 여행자 센터의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사진7. 우암산 다방&여행자 센터
출처 : 직접 촬영
현재 '우암산다방'은 카페로 운영되며, 지역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모여 교류하고 창작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특히 과거의 건축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편의 시설을 갖추어, 청주 대성동의 핫플레이스 역할도 하는 곳이죠.
'우암산다방'의 변천사는 공간의 변화만이 아닌, 지역 문화와 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직접 촬영
청주 대성동 우암산다방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길을 건너면, 하얀 담벼락 위에 ‘우리 동네 문화유산 이야기’가 담긴 미니 전시공간이 있습니다.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헤아리며 걷는 이 길 담벼락에도 이야기가 있습니다.

출처 : 직접 촬영
대성동의 한 골목을 오르다 보면, 시간의 무게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오래된 아파트 한 채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 아파트의 낡고 허름한 외벽이 전하는 세월의 흔적과 그 아래 담벼락 계단에 새겨진 알파벳 오브제가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진10,10-1,10-2,10-3. 대성동 대성아파트 담벼락과 정원
출처 : 직접 촬영
대성아파트 아래쪽 계단과 벽면에는 누군가 정성을 들여 하나하나 붙여놓은 듯한 철제 알파벳과 기호 조형물들이 하얀 벽면에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낡은 도시의 담벼락이 하나의 현대 예술 설치물이 된 듯한 인상을 줍니다.
대성아파트는 한눈에 봐도 오래된 공동 주택입니다. 허물어진 외벽, 덧댄 창틀, 방치된 베란다. 도시 재생이 필요한 현장이자, 또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장소이기도 하죠.
도시재생은 단순한 철거가 아니라, 이런 장소에 '의미'와 '기억'을 입히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계단 담벼락은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성아파트는 대성동의 진짜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며, 동시에 그 흔적을 아름답게 기록하는 작은 캔버스이기도 합니다.




사진11,11-1,11-2,11-3. 우암산의 달
출처 : 직접 촬영
1960년대에 건축된 이 주택은 오랜 기간 방치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작가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겸 문화 공간 ‘우암산의 달’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이 공간은 예술과 커뮤니티가 만나는 열린 창작 플랫폼으로, 예술가들은 이곳에 머물며 지역의 삶과 문화를 관찰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 활동을 펼치기도 합니다.
덕분에 지역 주민들과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이루어지며, 문화적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즉 우암산의 달은 예술이 지역과 연결되는 감성 거점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청주 대성동은 역사적 분위기와 독특한 골목 풍경 덕분에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의 로케이션 장소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좌) 사진12. 영화 <반칙왕>의 집, 출처: 직접촬영
(우) 사진12-1. 영화 <반칙왕> 포스터, 출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대성동의 한 가옥은 송강호 배우가 주연한 영화 반칙왕의 일부 장면 촬영지로 사용되었습니다. 노후된 일상 공간 속 현실감 넘치는 풍경이 영화 속 주인공의 평범한 삶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현장감 있는 로케이션으로 활용된 곳이죠. 참고로 대성동 인근에는 김수현 드라마 아트홀도 있답니다.

사진13.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촬영지, 출처: 직접촬영
사진13-1.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포스터, 출처: JTBC
그리고 이곳은 드라마 속 주인공 이미진(정은지 분)이 거주하던 ‘우물의 집’으로 청주향교 뒤편에 있는 실제 대성동에 존재하는 가옥입니다.
이 집 앞에 있는 오래된 우물은 극 중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장면에 사용되어,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도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 장소는 과거 마을 공동 우물이었던 곳으로, 실제로도 지역 주민들의 추억이 서려 있는 장소이죠.
이렇게 청주 대성동은 원도심과 도시재생이 함께 있는 공간입니다. 근현대 주거 양식과 낡은 담벼락, 언덕길, 오래된 계단 등이 섞인 독특한 거리 풍경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시대 배경을 연출하기에 적합한 공간입니다.
특히 '당산 생각의 벙커', '우암산의 달', '우물의 집' 등 도시재생을 통해 감성적인 공간으로 변모한 장소들이 많아 많은 감독들이 감성적 서사나 예술적 장면을 카메라로 담아 내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사진14,14-1,14-2,14-3,14-4. 청주 대성동의 풍경
출처 : 직접 촬영
이처럼 청주 대성동의 골목길에는 문화와 예술, 그리고 도시재생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스크린과 일상이 만나는 영화 같은 공간이 골목 구석구석에 숨어 있습니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북돋아 오르는 곳이 바로 청주 대성동의 골목길인 듯합니다. 가보지 못한 골목길에는 도시재생으로 변한 많은 곳들이 숨겨져 있을 겁니다. 다시 걷고 싶고, 사진을 찍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사진15,15-1,15-2. 도지사의 집이었던 충북문화관
출처 : 직접 촬영
대성동 골목 맞은편 언덕에는 과거 충북 도지사의 집이었던 곳이 리모델링된 충북문화관이 있습니다. 대성동 곳곳에 도시재생의 현장과 근대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이곳의 당산 생각의 벙커와 충북문화관, 우암산다방, 우물의 집, 우암산의 달 같은 공간들은 시간이 멈춘 듯한 거리 속에 이야기를 불어넣고, 예술가와 주민, 방문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골목마다 담긴 기억과 그곳의 변화야말로 도시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에 대한 ‘기록’이 아닐까요? 청주 대성동은 오늘도 그 이야기를 조용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